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경찰과 민병대가 피신해 있는 베들레헴의 기독교성지 '예수탄생교회'의 정원으로 통하는 교회 뒷벽의 철문을 파괴했다고 현지 취재기자와 목격자들이 4일 전했다 목격자들은 예수탄생교회 뒤편의 밀크 그로토 거리의 문이 파괴됐으며 교회 주변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또 교회에 은신해있는 한 팔레스타인 경찰은 이스라엘군이 교회의 철문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 내부에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240여명의 팔레스타인 경찰과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추격을 피해 예수탄생교회에 은신한채 이틀째 이스라엘군과 대치하고 있다. 그러나 올리비에르 라포위츠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교회안으로 군병력이 진격한 적이 없으며 교회 내부로 들어갈 의도도 없다고 반박했다. 비냐민 벤-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기독교 최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예수탄생교회는 이스라엘군에게는 '접근금지' 구역이라고 주장하며 교회 공격설을 부인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4일 새벽께 확성기를 이용, 교회 내부에 숨어있는 팔레스타인 경찰과 무장단원들에게 항복을 종용했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원들이 한 명씩 항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니 새먼 변호사는 "아무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측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먼 변호사는 이어 "교회 내부의 식량이 고갈되기 시작해 비축품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교회내에는 여성 15명과 노인, 수십여명의 성직자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지난 3일 오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최대 도시인 나블루스에 무장 헬리콥터의 엄호아래 100여대의 탱크를 투입, 팔레스타인 보안부대의 격렬한 저항을 뚫고 나블루스 전지역을 거의 장악했다. 나블루스의 주요 출입구와 중심부에까지 이스라엘 탱크들이 배치돼 있고 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대형 건물 곳곳에 거점을 확보한채 거리를 감시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나블루스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2명이 숨졌고 적어도 4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야세르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으로 테러공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봉쇄는 앞으로도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또 "이번 작전의 목적은 팔레스타인 통제 아래 있는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이 목적이 달성된 뒤에야 평화협상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인 사에브 에라카트는 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 대표단과 아라파트 수반과의 면담이 무산된다면 어떤 팔레스타인 관계자들도 EU 대표단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라카트는 "대표단이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봉쇄를 풀도록 샤론 총리를 설득할수 없다면 대표단과의 면담 성사 여부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EU는 평화협상 중재를 위해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외정책 담당 대표와 조셉 피크 스페인 외무장관을 예루살렘으로 파견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측은 EU대표단과 아라파트 수반과의 면담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들레헴.나블루스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