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방일중인 리펑(李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4일 지난해 말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 인양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리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일본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괴선박 문제"라며 "(일본과 중국이) 우호적으로 냉정하게 신중하게 대화해 나간다면 커다란 대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위원장도 "양쪽이 의견을 교환해 서로 만족스런 해결 방법을 도출해 내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리 위원장은 3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과 가진 회담에서 "괴선박 인양에 대한 일본의 관심을 이해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일본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리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동중국해의 중국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침몰해 있는 괴선박 인양문제가 양국정부의 대화로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일본측의 괴선박 인양 강행 방침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등 선박 인양에 사실상 제동을 걸어왔다. 문제의 괴선박은 작년 12월 수시간에 걸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추적을 피해 중국측 EEZ 내로 들어가 일본 경비정측과 교전을 벌이다 침몰했으며, 일본은 사건 규명을 위해 선박인양을 바라고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전통적 맹방인 중국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리 위원장의 일본 방문은 당초 작년 5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중국이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총통에 대한 일본의 여행비자 발급에 반발해 방문 계획을 취소했으며, 일본 정부의 왜곡 역사교과서 승인에 이은 중국 EEZ 내 괴선박 침몰 사건으로 양국관계가 더욱 긴장됐었다. 3일 일본 재계 및 의회 인사들과 면담한 리 위원장의 일본 방문은 오는 9일 끝난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