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유전자 조작해 다른 생물의 단백질이 함유된 달걀을 낳게 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언젠가는 달걀이 "제약공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애비제닉스의 알렉스 하비 박사는 생명공학 전문지 '자연 생명공학' 4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한 박테리아 유전자를 백색 레그혼 닭의 배아에 주입해 이 배아에서 나온 닭이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효소가 함유된 달걀을 낳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비 박사는 박테리아 유전자가 주입된 배아에서 태어난 닭 중 10%가 베타 락타마제라는 효소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 닭들을 다시 선택적으로 교배시켜 베타 락타마제가 흰자위에서 분비되는 달걀을 낳는 닭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유전자 표출 수치는 몇 달이 지나도록 안정을 유지했으며 대가 바뀌어도 변함이없었다고 하비 박사는 밝혔다. 하비 박사는 이는 달걀을 인간질병 치료에 쓰이는 효소나 단백질 등을 만들어내는 "제약공장"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 박사는 앞서 쥐, 토끼, 돼지, 양, 염소, 젓소를 유전조작해 각종 단백질이함유된 젓을 생산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지만 계란은 젖에 비해 여러가지 유리한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색 레그혼 닭은 개당 6.5g의 단백질이 들어있는 달걀을 연간 330개나 낳을만큼 생산성이 높은데다 젖소나 염소에 비해 성숙기간이 빠르기 때문에 인간 혈청알부민과 항체같은 "단위는 높고 역가(力價)는 낮은" 약을 생산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하비 박사는 지적했다. 닭은 부화된지 21일이면 달걀을 낳을 수 있다. 하비 박사는 동물의 젖은 인간의 응혈인자 같은 '저단위 고역가'의 약을 생산하는데 이용될 수는 있으나 젖은 달걀보다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정제하는것 방법도 달걀보다 복잡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