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회의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추방을 제안했으나 노동당 각료들과 고위 안보 관리들의 반대에 부딪쳐 이를 포기했다고 이스라엘의 하레츠지가 31일보도했다. 특히 노동당 당수인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은 지난 28일 밤 열린 이 회의에서 "만일 아라파트 추방결정이 내려지면 노동당은 연정을 떠날 것"이라고 반발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 추방계획을 포기하고 "현 단계에서는" 그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완전 고립시키는 정책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론 총리는 특히 주요 각료와 안보관리들이 아라파트 추방계획에 반대하자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고립 정책을 밝히는 발표문에 "현 단계에서는"이라는 문구를 넣을 것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켰다. 샤론 총리는 "현 단계에서는"이라는 문구가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고립정책에도불구, 테러공격이 계속된다면 그를 추방시키는 보다 강경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융통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아라파트 수반의 `고립'에 대해서는 세부사항을 규정하지 않은채 샤론 총리와 벤 엘리저 국방장관이 이를 직접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29일 새벽까지 계속된 샤론 총리 주재의 회의에서는 노동당 각료들과 비밀경찰신베트 책임자, 모사드 국장 등이 아라파트 수반 추방 계획에 반발했으나 실반 샬롬재무장관 등은 "테러리스트인 아라파트를 추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차원에서 팔레스타인에대한 공격을 묵인했으나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해서는 안된다는 제한을 제시했다고소식통들이 밝혔다. 부시 행정부는 ▲아라파트 수반 추방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전복 ▲팔레스타인자치지구 재점령 등 3가지를 금지한다는 제한을 제시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샤론 정부가 아라파트 수반추방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중동 외교정책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