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모후가 30일 오후 윈저성에서 향년 101세로 서거했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여왕모후는 지난해 성탄절에 악성 기침과 폐 감염을 앓은이후 최근 수주간 극히 쇠약해졌다"며 "오늘 아침 여왕모후의 상태가 악화돼 주치의들을 불렀다. 여왕모후는 로열로지에서 잠을 자던중 오후 3시15분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모후의 곁을 지켰다"고 밝혔다. 여왕모후의 유해는 오는 31일 아침 윈저그레이트파크의 올세인츠 왕실교회로 옮겨질 예정이다. 여왕과 왕실가족들은 오는 31일 윈저성 세인트조지 교회에서 열릴 예정인 부활절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고 대신 별도로 예배를 볼 예정이다. 여왕모후는 차녀인 마거릿 공주가 지난 2월9일 향년 71세로 별세한지 2개월이못돼 서거했다. 스위스의 클로스터스에서 장남인 윌리엄 왕세손, 차남인 해리왕손과 함께 스키휴가를 즐기던 찰스 왕세자는 31일 오전 귀국, 윈저성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찰스 왕세자 대변인은 "왕세자가 여왕모후 서거소식을 듣고 완전히 망연자실했다. 그는 휴가를 중단하고 곧바로 귀국하기를 원한다. 지금 계획으로는 내일 아침윌리엄, 해리 두아들과 함께 스위스를 떠나 윈저성으로 곧바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루왕자는 전처인 요크공작부인과 두자녀 베아트리스 공주 및 유지니 공주와 함께 바베이도스에서 휴가를 보내던중 여왕모후의 서거소식을 접했다. 다른 왕실 가족들은 전통적인 부활절 행사를 위해 이미 윈저성에 모이고 있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별장인 체커스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여왕모후가 영국의 "예절과 용기"의 상징이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전국이 여왕과 왕실과 함께 애도할 것이라며 "여왕모후는 길고 특별한 인생을 통해 우아함과 왕족으로서의 복무의식, 삶에 대한 뛰어난 열정 등으로 국내외의 모든 연령층과 계층의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이언 던컨 스미스 당수는 여왕모후가 "진정으로 훌륭한 분"이었다며 "왕실의 슬픔을 수백만이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의 찰스 케네디 당수는 "지금은 전국이 멈춰서 여왕모후의공헌과 업적을 기리고 감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여왕모후가 "뛰어난 왕비였으며 특별한 분"이었다며 여왕모후 서거는 "나라 전체에 메울 수 없는 손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킹엄궁 주변에는 해가 지면서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정문에 게시된 부음을 읽었고, 궁내에 머물고 있는 왕족은 없었으나 조기가 계양됐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