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 참석이 끝내 무산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제시한 회담 참석 조건들 때문에 아라파트 수반이 27-28일 열리는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아라파트 수반이 협박에 굴하거나 이스라엘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조건부 귀환 위험을 무릅쓰지 않기 위해 베이루트에 가지 않고 라말라에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게 머물러 있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은 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27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위성연결을 통해 아랍정상들에게 연설할 것이라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말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앞서 이스라엘 국영 TV를 통해 아라파트 수반이 베이루트 정상회담에 참석하려면 휴전을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공격과 테러리즘을 중단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샤론 총리는 또 아라파트 수반이 베이루트 회담에 참석하는 경우에도 만일 테러공격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이 그의 팔레스타인 귀환을 막을 수 있음을 미국이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27-28일 열리는 아랍정상회담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제시한 새 중동평화안이 공식 채택될 것으로 알려져 아라파트 수반의 회담 참석 여부가 주목돼왔으며 미국과 유엔 등은 이스라엘에 아라파트 수반의 회담 참석 허용을 촉구해왔다.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 12월 초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에 억류됐으며 이달들어 이스라엘군이 억류를 해제했으나 이후에도 계속 라말라에머물러왔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