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지난 97년 집권 이후처음으로 노동당 내부로부터의 대권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영국 유일의 좌익계 일간지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동당 내 좌익계 핵심 하원의원들이 블레어 총리의 대통령식 통치스타일을 견제하거나, 필요할 경우 총리를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으로 교체하기 위해공개적으로 블레어 총리의 당수직에 반기를 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하원 내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를 맡도록 돼있다. 이들은 당 내에 노조와 노동운동가, 유권자들의 실망을 반영한 태도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또 비주류 의원들은 블레어 총리가 대통령식 통치스타일로 너무 많은 적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견제할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반란세력 의원들은 지난 89년 보수당에서 선례가 있었던 "허수아비 후보자(Stalking horse)"를 내세우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대처 전 총리가 대권에 처음 도전한, 당시 보수당 당수 경선에서 대권 도전에나섰던 보수당 내 온건파 하원의원 앤서니 마이어 의원은 314대 33이라는 큰 표차로패배했지만 27표의 기권표가 나와 당 내 분위기의 변화를 암시했으며 결국 그로부터1년후 대처 총리는 권좌에서 밀려났다. 노동당의 한 의원은 "당 내에 적도 없고 야심도 없는" 한 하원의원이 허수아비 입후보를 자원했으나 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동료들이 허수아비 입후보자일 것으로 지목한 전직 각료 출신의 덴질 데이비스의원은 이같은 생각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자신은 그런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나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노동당 내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하원 동의안에 브라운 장관 지지자들을 포함한 130명 이상의 노동당 하원의원들이 서명한데이은 것이다. 노동당 당수 경선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하원의원의 20%(현재 412명중 83명)이상이 당수 교체를 지지할 경우에만 당수 선출을 위한 투표가 실시된다. 입후보는전임 당수가 사임했을 경우엔 당 소속 하원의원 12.5%의 지지를 받은 의원들이 할수 있게 돼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야 입후보 할 수 있다. 투표는 당 소속 하원의원들과 노조 및 노동운동가들로 이뤄진 선거인단이 하게된다. 가디언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반(反)블레어파 의원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고당내 주류 의원들도 이에 공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들은 아직 조직화되지 못했으며 숫자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신문은 반란세력의 블레어 총리에 대한 불만은 그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원하려 하고 있고 대통령식 통치스타일로 노조와 비주류 의원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총리가 좌익 정치가들보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 우익인사들과 지나치게 친밀하다는 점 등 3가지로 압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동당은 가디언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