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1994년 대만으로부터 1천100만 달러를 받는 대가로 대만과 외교 관계 단절을 수년간 미뤘다고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가 20일 보도했다. 중국시보가 입수한 비밀 문서에 따르면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94년 4월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공을 방문했을 때 남아공의 고위 관계자들에게서 이 같은 제의를 받았다. 당시 집권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 고위 관계자는 리 총통에게 2천만 달러를지원하면 중국과 수교 계획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고 리 총통은 후속 회담에서 지원 액수를 1천100만 달러로 깎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시보는당시 대만 외교부가 예산이 없어 국가정보국(NSB) 기밀 예산에서 자금을 마련해 남아공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남아공은 98년에야 중국과 수교했다. 중국시보의 보도는 대만 정부의 `달러 외교'를 둘러싼 논쟁을 재연시키는 동시에 국가정보국 횡령 사건과 관련해 정보국 기밀 예산에 관한 의혹을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베이 교도=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