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제58차 유엔 인권위원회에서,위원국 지위에서 탈락한 미국을 대신해 대(對)중국 인권규탄 결의안을 단독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 및 안보정책 담당 고위대표는 19일 오후(현지시각) 유엔 인권위에 참석,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솔라나 고위대표는 대중국 인권규탄 결의안 단독 상정여부 의지를 묻는 질문에"다른 나라들에 의해 결의안이 상정되면 신중히 검토하겠지만 EU가 먼저 결의안을제출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년 간 미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대중국 인권규탄 결의안은 이번 유엔 인권위에서 제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인권위 규칙에는 옵서버가 결의안을 제안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옵서버는 결의안을 제안하더라도 본회의에서 제안설명외에 다른 발언을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위원국들이 공동제안국으로 나서지 않는 한미국이 단독으로 대중국 인권규탄 결의안을 제안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설명했다. 그동안 미국과 함께 대중국 인권규탄 결의안에 동조해온 EU가 이번 유엔 인권위에서 단독 제출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한 것은 EU 회원국들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초래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인권위는 지난해까지 11번에 걸쳐 대중국 인권규탄 결의안을 제출했지만지난 95년을 제외하고 중국이 제출한 불처리 동의안이 가결됨으로써 본안 상정이 저지돼왔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