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 확전에 대비, 딕 체니 부통령을 영국과 이라크 주변 중동권 11개국에 파견해 이라크 압박외교를 구체화하고 있으나 이들 아랍권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아라크를 겨냥한대(對)테러외교가 중대 차질을 빚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10일 영국을 시작으로 요르단, 이집트, 예멘,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을 잇따라 순방, 이들 국가 지도자들과 연쇄회동을 갖고 미국의 이라크 확전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전쟁 돌입시 기지 사용을 비롯한 이들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와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은 지금까지의 순방외교에서 영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별다른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해 이라크를 겨냥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압박외교가 사실상 난관에 봉착했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 CNN 방송 등은 17일 체니 부통령의 중동순방 성과를 중간 결산, 체니 부통령은 이번 중동외교에서 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전략을 설명했으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강력한 반대를 포함, 대부분 아랍권 지도자들부터 오히려이라크 확전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청취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테러전 확전시 이들 국가들의 지지는 물론 군사기지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CNN 방송은 내다봤다. 체니 부통령은 앞으로 카타르, 쿠웨이트, 이스라엘, 터키 등을 순방할 예정이지만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다른 아랍권 국가들로부터도 미국의 이라크전 확전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체니 부통령의 중동순방외교가 기로에 직면한 가운데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 등 미국의 테러전 국제연대에 동참한 대부분 나라들도 미국의 이라크전 확전에 반대하고 있어 이라크 확전에 앞선 미국의 국제연대작업 향배가 주목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확전 여부에 대해 "우리는 모든 대안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있다"며 "우리는 결코 이라크가 미국을 위협하는 사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에 대한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