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한기독교 교회에서 17일 오전 폭탄테러가 발생, 미국 외교관 가족 2명 등 5명이 숨지고 미국인 10명과 다른 외국인 등 4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이날 폭탄테러가 발생한 기독교국제교회는 미국과 중국 대사관 등 외교 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어 외교관 가족 등 외국인들이 많이 예배를 보는 곳이다. 이 교회는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불과 1㎞ 정도 떨어져 있다. 현지 경찰은 "정체 불명의 남자 2명이 오전 10시50분께 신도들로 가득찬 예배당에 4개의 수류탄을 투척했다"며 "이번 사고로 5명이 숨졌고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파키스탄 주재 미 외교관의 부인과 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미국 외교관 가족 등 외국인 3명과 함께 파키스탄인 여성 1명과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미국인 10여명을 비롯해 파키스탄 주재 스리랑카 대사와 부인, 자녀들도 부상했으며 이란인 5명, 이라크인 1명, 독일인 1명, 에티오피아인 1명 등 40여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20여명의 부상자들이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이슬라마바드 폴리클리닉 병원측은 "외국인 부상자 6명이 중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테러 사건 당시 예배당안에는 70여명의 신도들이 일요 예배를 보고 있었으며 많은 외교관 가족들도 참석하고 있었다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파키스탄 출신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신도들이 예배를 보던 교회로 들어와 수류탄을 던졌으며 곧이어 다른 남자 1명이 또다시 수류탄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 경찰 총수인 나시르 두라니는 "투척된 4개의 수류탄 가운데 2개만 폭발했고 나머지 2개는 폭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에 의해 수거됐다"며 "희생자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테러사건은 파키스탄의 국익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보안 관련 기관들에 관련자 색출을 지시했다. 이번 폭탄테러는 지난해 10월28일 무장괴한들이 펀잡주(州)의 한 기독교 교회에서 15명의 신도와 이슬람 경비원 1명을 사살한 이래 기독교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최대의 유혈사태이다. (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