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16일 이스라엘과 미국을 맹렬히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이날 정당과 인권단체, 노동조합 조합원 등 5천여명이현지 유엔 사무소 주변에서 집결, 이스라엘과 미국기를 태우며 이스라엘 대사 추방및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 파기, 이스라엘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앤서니 지니 중동특사와 딕 체니 부통령 등 미국 고위관리들이 지난주 해당국가를 방문한 이후 벌어진 것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분쟁 등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비등하고 있는 현지의 반미감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위대는 약 1년만에 당국의 허가를 받아 열린 이날 집회에서 특히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과 9.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을 촉구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 이스라엘에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오는 27~28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아랍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대 이스라엘 봉기)를 지지하고 이스라엘 점령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집트의 대학생 4천여명도 이날 카이로의 아인 샴스 대학 교내에서 반 이스라엘 집회를 갖고 이스라엘과 미국기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에 앞서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 기도회를 열었다. 앞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5일 이스라엘 TV와의 회견에서 "4억 인구가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대(對) 팔레스타인 군사행동이 아랍권의 증오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요르단과 이집트 양국에서 벌어진 시위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이뤄졌다. (암만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