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미국이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연대에서 발을 빼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날 가진 회견내용을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바노프 장관은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걸프 지역은 물론 중동 전역에 혼란이 야기될 것인 만큼 러시아는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주 런던에서 예정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지난 1998년 영국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당시 러시아가 반대했음을 상기시킬 작정이라면서 미국과 영국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바노프 장관은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경우 대테러 연대에 타격이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테러 군사행동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식의 경고성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가 대테러 연대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까지 극단적으로 말하는 것은 상책이 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대테러 연대에 참여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며, 러시아는 이 점에 관해 영국과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유엔 결의안을 파기하는 국가를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은 유엔만이 갖고 있다면서 영국과 미국은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데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