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참관인으로 로커비사건 재판을 지켜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의 한스 쾨흘러 교수는 재판부의 항소기각이 "현저한 정의의 실패"라고 평가했다고 BBC방송이 1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쾨흘러 교수는 스코틀랜드 항소법원 재판부가 만장일치로 항소를 기각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로커비사건 재판을 지켜본 5명의 유엔참관인들 가운데 1명인 쾨흘러교수(53)는참관인들이 유엔에 공식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는 없으나 이번과 같은 상황에서는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엔참관인단은 유엔과 리비아간에 리비아가 용의자 2명을 인도, 법정에 세우는조건으로 구성됐다. 쾨흘러 교수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정의가 실패한 현저한 경우라는 점을 인정하게돼 미안하다. 항소심 과정에서 몇 명의 판사들이 제기한 의문들과 분석을 감안할 때 어떻게 재판부가 만장일치로 이번 결정을 내렸는지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재판과정과 만장일치 판결 간에 일종의 간격이 있다. 나의 관측은 논리와 이성에만 바탕을 둔 것이다"고 그는 덧붙였다. "솔직히 말해 나는 재판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지난해 재판 후에도 법원의 의견을 읽어보고 이해할 수 없었는데 오늘 나온 판결문을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다. 법원이 제시한 스코틀랜드상공에서 비행기가 폭발하기까지의 사건 경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제시된 모든 것은 단지 정황증거일 뿐이다"고 그는 말했다. 쾨흘러 교수는 판결 후 다른 참관인들과의 비공식 대화를 통해 유엔참관인들 대다수가 자신과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래스고대학교의 클레어 코널리 교수는 쾨흘러 교수의 논평이 스코틀랜드의 대심제도를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