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최악의 유혈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가 14일 오후 (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 휴전 중재노력에 착수했다. 지니 특사는 이날 이스라엘 도착한 뒤 곧바로 이스라엘 관리들과 회담에 들어갔으며 밤 10시 이후 아리엘 샤론 총리와 만찬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이스라엘 주재미국 대사관측이 밝혔다. 지니 특사는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고위급 공동보안위원회를 주재, 구체적인 휴전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16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 특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리들과의 회담에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제시한 휴전중재안의 수용을 강력히 촉구할 전망이다. 테닛 휴전안은 이-팔 양측이 무력공격과 군사작전을 끝내고 이스라엘군은 2000년 9월 유혈사태 발생 이전의 위치로 철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니 특사 복귀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측의 평화중재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 지니 특사는 지난해 11월과 올 1월 두차례 중동을 방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휴전 중재노력을 펼치다 실패한 바 있지만 이번엔 휴전 성사 가능성이 한층 높은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특히 이스라엘측이 7일간 완전한 평온이 유지돼야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는 기존 전제조건을 철회하고 유엔 안보리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인정 결의안을 채택,양측간 휴전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의 하레츠지는 이와 관련, 양측이 이번 주말 이전에 휴전을 선언하고 다음주 초께 휴전 이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14일 전망했다.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지니 특사의 도착을 앞두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주재 이스라엘군의 점진적 철수를 지시했으나 이날도 양측간 유혈충돌이 계속돼 팔레스타인인 8명이 숨지고 이스라엘 병사 3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군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메르카바 탱크에 팔레스타인무장단체가 폭탄 테러를 가해 이스라엘 병사 3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 군은 이에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다시 진입, 경찰 초소 등을 파괴했다. 가자지구 동부 네처림과 카르니 검문소 사이에 있던 메르카바 탱크는 원격 조정되는 50㎏짜리 폭탄 공격을 받았으며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은 공격 직후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 군 탱크는 베들레헴에서 포탄을 발사해 한 교회 건물의 성모상과 부속 시설이 파손됐다. 한편 이스라엘 평화활동가들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사흘간 진주해있던 이스라엘 군이 철군하자 마을 쪽으로 행진하면서 이스라엘 군의 살육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