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 난민 지위및 한국 송환을 요청하고 있는 탈북자 25명은 "지상의 지옥에서 탈출한 것"이라고이들의 탈출을 지원한 독일 출신 의사인 노르베르트 폴러첸(44)이 14일 말했다. 폴러첸 박사는 이날 스페인 대사관 외곽에 모여든 기자들에게 자신이 이들의 탈출을 도운 느슨한 형태의 국제조직의 일원일 뿐이라고 밝히고, 탈북자들이 야구 모자를 쓰는 등 관광객 차림을 했으며 관광버스를 빌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사안이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신중히 준비된 것이라고 밝히고, 독일, 미국, 프랑스, 한국 등 출신의 인권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이들을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7명의 북한인이 지난해 6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베이징 대표사무소에서 망명을 신청해 성공함에 따라 이번 일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폴러첸은 탈북자들이 쥐약과 소규모의 농축 아편 뭉치들을 소유하고 있다면서,아무런 도움도 얻지 못할 경우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러첸은 탈북자들이 당초 베이징 주재 독일 대사관에서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13일 밤 독일 대사관에 대한 경비가 유독 삼엄해졌기 때문에 스페인 대사관을 선택하게된 것이라고 밝히고, 중국 당국이 사전에 관련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선 단체인 `독일 응급의사단'의 일원으로 지난 2000년 12월까지 18개월동안북한에 체류하기도 했던 폴러첸은 이밖에 "북한은 지상의 지옥으로, 옛독일 집단 수용소 체제의 업그레이드된 형태"라고 비난했다. 북한내 정치 엘리트들의 개인 의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자신이 목도한 대다수 북한 국민의 상황이 점차 자신을 경악케 했다고 밝히고, 자신이 북한내 대규모 기아상황과 인권 유린 행위를 폭로함에 따라 결국 추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고립된 스탈린주의 국가에 관한 진실이라고 부르는 것을 세상이 알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북한 체제가 지난 1989년의 동독과 같은 방식으로 붕괴되는 것을 보는 것이 자신의 궁극적인 야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동독인들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서독 대사관에 몰려들어 결국 서독에들어갔다는 사실을 상기한뒤, 북한인들 역시 태국을 포함해 북한 난민들이 존재하는어느 나라, 어느 대사관에서든 난민 신청을 하게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이번 일에성공한 이상 조만간 다음 번 행동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이 성공한 이상, 다른 150명의 탈북자들이 지구상의 어느 대사관에 진입하게될 것임을 확신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러첸은 "우리는 말썽꾸러기들"이라면서, "말썽을 일으킴으로서만 이곳 사람들의 관심을 일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회상시키는 것이라면서 죄수복 같은 줄무늬 옷을 입은 깡마른 (북한)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독일 집단수용소의 어린이들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울수도, 웃을 수도 없으며, 감정이 완전히 메말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누구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며 모든 사람들이 걸으면서도갑작스런 체포와 고문 및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는 한 독일인으로서 밝혀야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면서, "독일인들은 나치 시절 행했던 처형에 관해침묵함으로써 비난받아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민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