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뇌에 작은 뇌세포 신호 감지장치를 매식(埋植)하고 이를 컴퓨터에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생각만으로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언젠가는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복잡한 기계를 작동시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신경과학 교수 존 도노휴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몸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 특수 센서를 장치하고 이를 체외의 어떤 기계장치와 연결시키면 생각만으로 센서가 뇌세포의 신호를 포착해 기계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원숭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도노휴 박사는 3마리의 벵골 원숭이를 대상으로 우선 컴퓨터 게임기의 조종핸들을 움직이면서 컴퓨터 화면 안의 녹색 점을 이동시켜 붉은 색 점에 맞추는 훈련을시켰다. 성공하기만 하면 매번 보상으로 맛있는 주스를 주었다.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원숭이 한 마리를 골라 도노휴 박사는 몸의 움직임을관장하는 뇌부위인 운동피질(運動皮質)에 손톱만한 크기의 센서를 심고 여기에서 나온 전극을 특수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에 연결시켰다. 이런 상태에서 도노휴 박사는 원숭이에게 훈련받은 대로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면서 중간중간에 게임기의 조종핸들에 대한 전원을 차단했다. 원숭이는 이 사실을 모른채 계속 조종핸들을 움직이면서 컴퓨터 화면의 녹색 점을 이동시켜 붉은 점에 맞추었다. 결국 조종핸들에 전원이 끊어진 사이에는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커서를 움직인 셈이 된 것이다. 도노휴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생각만으로 복잡한 기계장치를 움직이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장치가 인간에게도 사용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험은 또 뇌세포의 신호를 그 즉시 실시간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기초 뇌신경세포인 신경원(神經元) 6개의 신호만 포착하면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고 도노휴 박사는 말했다. 도노휴 박사는 2차원 또는 3차원 좌표로 통제가 가능한 것은 어떤 것이든 원숭이 뇌에 심어진 것과 비슷한 센서로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