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대선승리는 이미 휘청거리고 있는 짐바브웨 경제를 붕괴의 길로 몰아 넣고 심지어 내전까지 촉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13일 전망했다. 짐바브웨 대학의 정치학자 존 마쿰베는 "짐바브웨는 내분의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국민들은 무가베 대통령을 비합법적이라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쿰베는 부정선거 의혹이 널리 확산된 가운데 무가베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의 모건 츠방기라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함에 따라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받지 못한 정부는 힘과 탄압에 의해 통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짐바브웨를 더욱 고립시켜 짐바브웨 경제에 매우 심각한타격을 줄 것으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숙련된 노동자들의 대규모 탈출을 촉발할 것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요하네스버그의 증권거래인 마이크 슈슬러는 "무가베 대통령이 단행한 모든 조치들이 짐바브웨 경제를 파괴했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DC 예비내각 경제장관인 에디 크로스도 "짐바브웨의 경제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로스는 "서방 국가들이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것이며 제재를 취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더욱 고립되고 급격한 자본 및 인력의 해외 유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짐바브웨 경제가 10%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며 인플레이션과 외국인 투자도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쟁으로 얼룩진 아프리카에서 안정을 누렸던 짐바브웨는 2년전 무가베 대통령이 토지개혁을 단행, 그의 지지자들이 백인 소유의 농장을 공격하면서 폭력과 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MDC에 대한 폭력과 협박 등이 공공연히 자행됐으며, 지난2000년 이래 MDC 지지자 107명이 숨졌다고 MDC가 밝혔다. 한때 남아프리카에서 두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자랑했던 짐바브웨는 현재 14개국으로 구성된 지역경제기구인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경제 생산량 중 불과 3%를 차지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60%에 달하는 실업률, 112%라는 사상 최고의 인플레이션 등 최악의경제난을 겪고 있다. 수 백곳의 기업이 문을 닫았고 외국인 투자도 바닥을 드러냈으며, 서방의 지원도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300만명 이상의 국민들은 기아의 위기에놓여있다. 한편 영연방에 속한 뉴질랜드는 짐바브웨 선거가 불공정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를 취할 것같다고 필 고프 뉴질랜드 외무장관이 14일 밝혔다. (하라레.요하네스버그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