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이 13일 핵심안보각료회의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공격의 수위를놓고 설전을 벌였다. 포문을 연 것은 샤론 총리. "왜 일방적으로 군사공격의 수위를 낮추느냐. 이건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적압박을 계속하기로 한 각료회의 결정 위반이다" 강경파인 샤론 총리는 벤 엘리저장관이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의 방문을 앞두고 F-16 전투기 공습을 포함한 군사공격의 수위를 상당부분 낮춘 것을 질타했다.벤 엘리저장관은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집무실과 라말라 도심을 점거하려던 작전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벤 엘리저장관은 단호히 맞받았다. "내가 결정을 내리고 지시했다. 이런 권한도 없다면 이 정부에서 물러난다" 샤론 총리는 한 걸음 더 나갔다. "으름장 놓지 말고 떠나려면 떠나라. 투표를 해보면 당신이 옳은지, 내가 옳은지 알게될 거다" 두 사람은 한바탕 설전을 벌인뒤 회의를 계속해 다음주 초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까지는 군사공격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이스라엘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설전은 점차 짙어가는 샤론 연정 내부의 균열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샤론 총리는 집권 리쿠드당 지도자이고 벤 엘리저장관은 연정의 양대 축인 노동당 당수이다. 벤 엘리저장관은 또 샤론 총리와 같은 군인 출신으로 그에 버금가는 강경파로 꼽혀온 인물이다. 그러나 샤론 총리의 강경노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 샤론과 결별해야 한다는노동당 내부의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차기 총리 출마를 노리는 벤 엘리저는샤론과의 차별화를 노리며 결별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샤론 정부의 강경책을 주도했던 두 핵심인물의 결별은 어차피 시간문제라는게 이스라엘내 대다수 전문가들의분석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