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정치인답게 연설하기를 좋아한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거의 예외없이 같은 말로 끝을 맺는 게 특징이다. 그는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말로 연설을 마친다. 미국이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이고 부시 대통령이 독실한 정통 감리교신자라는사실을 감안하면 그도 그럴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부시 대통령이 11일 9.11 테러참사 6개월을 맞아 백악관에서 가진 대규모기념식에서 이례적으로 다른 말로 연설을 끝맺어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150여개국 외교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대규모 기념식에서 테러전 결의와 향후 국제연대 강화의 중요성을 골자로 한 연설을 마치면서 "신이여 우리의 국제연대를 축복하소서"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 한 것. 부시 대통령의 그같은 `끝맺음 말'은 때가 때인 만큼 다분히 외교.정치.군사적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다시 말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겨낭한 테러전 확전에 대비, 다시 국제연대차원의 연합전선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이날 행사장에 150여개국 외교대표단을 초청한 것이나 백악관을배경으로 한 연단에 태극기를 비롯, 세계 170여개 국기를 게양한 것도 모두 국제연대 재강화를 위한 외교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연설에 앞서 양성철(梁性喆) 주미대사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터키 등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을 대표한 3개국 대표의 연설을 배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관측. 부시 대통령의 그같은 국제연대 강화노력의 일환으로 이날 행사장에는 부시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바로 왼편에 줄곧 태극기가 선명하게 휘날려 행사장에 참석한인사들의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