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이 잦은 직장인의 배우자들이 그렇지 않은 배우자들보다 정신장애로 고생할 위험이 훨씬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세계은행 직업건강부의 레나르트 딤베르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의학협회 전문지 '직업환경의학' 3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997-1998년 12개월간 워싱턴 DC내 세계은행 직원의 배우자들이 신청한 의료보험청구 기록을 조사해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간 보험비를 청구한 배우자는 4천600명 이상에 달했으며 3분의 2가 여성이고 나머지는 남성이라면서 일년에 네 차례 이상 해외출장하는 직장인의 배우자가 그렇지 않은 배우자들보다 16% 이상 많이 청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정신 질환과 관련한 청구가 그렇지 않은 배우자들보다 거의 두 배, 스트레스 관련 질환은 세 배에 달했으며 이밖에 긴장 및 피부 질환도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해외출장이 잦으면 배우자가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회사가 알아야 한다면서 단기간의 잦은 해외출장은 가정생활을 파괴하고 귀국해도 정상생활 복귀를어렵게하기에 특별한 경우의 장기간 출장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에 따른 가정불화가 노동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종사자들의 해외출장 업무량을 면밀히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세계은행 직원 8천500명 가운데 3분의 2가 적어도 일년에 한 차례 해외출장을 가며 나머지는 네 차례 이상 간다고 지적하고 아내가 있는 직원이 남편이 있는 직원에 비해 해외출장이 잦다고 밝혔다. 한편 장기간의 잦은 여행은 고혈압, 궤양, 장질환과 우울증 등 건강상에 문제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해외출장시 집에 남아있는 배우자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으며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해외에 오래 체류하는 잠수함 승무원, 항공기조종사 등의 정신질환을 연구해왔다. (파리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