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2년 전부터 인간배아 수십 개를 의학연구 목적으로 복제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샹야의대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힌 미국 생명공학벤처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러지(ACT)보다 훨씬 앞선 2년 전부터 인간배아 수십 개를 복제했다고 전했다. WSJ는 이 분야에 정통한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은 이들말고도 중국에는 배아복제 실험을 하는 연구팀이 최소한 3개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관련 연구가 윤리 논쟁으로 중단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연구팀의 인간배아 복제는 아직 전문가 검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연구 책임자인 루광슈(여) 교수는 2000년 중국에서 복제실험에 대해 발표했으며 그의 연구를 알고 있는 중국과 미국 과학자들은 그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루 교수는 "우리는 서방에 크게 뒤져 있지 않다"며 "내 연구가 새로운 의학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 연구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상업적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과학계는 공인된 과학저널이 루 교수팀의 연구논문을 공식적으로 발행할 때까지는 그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생명공학벤처 ACT는 지난해 11월 25일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를 복제했다고 발표해 거센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인간배아 복제를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한 바 있다. 루 교수는 "99년 성인의 세포에서 뽑아낸 DNA를 핵을 미리 제거한 난자에 주입해 인간배아를 복제했다"며 "관심을 끌고 싶지 않아 후난의대 공보와 정부의 연구보고서 외에는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 교수팀의 연구는 배아복제를 통해 각종 난치병 치료에 이용되는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치료용 복제'로 사람을 복제하는 `개체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되는 복제배아를 14일 안에 파괴해야 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수정된 지 14일 이내의 배아를 구성하는 세포로 여기에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 치료에 필요한 신경세포와 각종 장기세포 등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의학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해외에서 연구하고 있는 중국 과학자들을 고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국가기금을 조성하는 등 바이오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루 교수의 복제연구와 다른 관련 연구들이 중국을 서방에서 거센 논란을 빚고 있는 인간배아 복제 분야의 선두그룹에 올려놓았다며 서방 과학자들은 이를 배아복제 연구의 불가피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