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 재공격의 기폭제가 된 지난 99년의 아파트 연쇄폭탄테러에 연방보안국(FSB)이 개입했다는 사실을알고 있었다고 망명생활중인 러시아 언론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5일 밝혔다. 베레조프스키는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 집권당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올리가르흐(과두지배세력)였으나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반정부 활동을 벌이다 부패혐의로 러시아 검찰에 의해 수배된 상태이다. 그는 이날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쇄폭탄테러는 러시아의 체첸 공화국 무력 침공에 대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최소한 FSB가연쇄폭탄테러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이전에도 FSB가 연쇄폭탄테러의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했었지만푸틴 대통령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9년 당시 모스크바 등에서 발생,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아파트 연쇄폭탄테러는 러시아 전역에 국수주의 물결을 일으켜 체첸을 재 공격케하는 기폭제가 됐다. 베레조프스키는 또 FSB가 연쇄폭탄테러에 연루됐다는 정황 증거들을 담은 프랑스 언론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면서 유럽연합(EU)이 이 사건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FSB는 베레조프스키의 주장은 근거없는 것이라고 반박했으며 러시아검찰은 베레조프스키가 체첸 반군을 지원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베레조프스키가 체첸 반군의 다케스탄 공화국 침공과 무기구입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증거를 러시아 검찰이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또 베레조프스키가 지난 99년 발생한 게나디 슈피군 러시아 장군의납치.살해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검찰측이 제기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베레조프스키를 체첸반군 지원 혐의로 체포하기 위해 인터폴에체포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AFP.A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