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인도네시아 독립투쟁을 이끈 고(故) 양칠성(梁七星)씨가 금년부터 개정되는 인도네시아 초.중.고교 역사교과서에 수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육 전문가 130여명은 5일 자카르타에서 양국 초.중.고교 교과서 개정 세미나를 갖고 기존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 인도네시아 역사 교과서에 양씨의 역할을 수록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교육개발원의 김보림 역사교육 전문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독립영웅 양칠성을 통해 본 한국이해 및 인물역사 학습'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통해 양씨를 매개로 양국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근대 역사에서 외세의 공격을 물리친 역사적 공통점을 갖고 있는 양국 사이에 양칠성씨는 교집합으로 존재한다. 인도네시아가 교실수업에서 독립영웅 양씨를 조명할 경우 두 나라간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양씨가 인도네시아 독립운동가로 활동하게 된 과정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경우 과거 역사는 물론, 현재 양국간 관계를 이해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립 가자마다대학의 조코 수르요 역사학 교수는 "과거 역사 재조명을 통해 양국간 관계 발전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라도 양씨의 독립운동 사실을 교과서에 싣도록 노력하자"고 제의, 대부분 인도네시아측 참석자들이 동의했다. 앞서 자카르타 주재 한국 대사관의 송정칠 공보관은 최근 인니 교육부의 아감수카드 교과서 편찬실장 및 시스와디 국정교과서 주식회사 사장과 만나 개정 교과서에 양씨의 공적을 실어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수카드 실장은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과거 식민지 지배를 받았으나 독립투쟁을 통해 주권을 회복했음을 젊은이들에게 알리는데 양씨의 업적은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다. 개정 교과서에 실릴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측은 인도네시아 교과서에 수록된 '한반도는 고대부터 중국의 식민지였다', `일본의 침략이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겨 주었다', `한반도동쪽 바다는 일본해' 등의 표현이 잘못됐음을 설명한 뒤 개정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측 학자 및 교육부 관계자들은 "한반도에 대해 잘못 기술된 대목은 과거 일본의 자료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생각한다. 오늘 논의된 결과를 개정 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