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교민 2명이 심야에 현지인들로 추정되는 떼강도에게 참혹하게 살해됐다. 지난 3일 새벽 2시께(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남동쪽 40㎞ 지점 푸에블라주 방면 고속도로변에 강성수(48.의류상.멕시코 푸에블라주 거주).이준화(38.잡화상.과 나화토주 거주)씨 등 교민 2명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방치돼 있는 것을 현지경찰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머리가 함몰돼 숨진 상태였으며, 중상을 입은 강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졌다. 교민들에 따르면 강씨와 이씨는 전날 저녁 멕시코시티의 한 한인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뒤 이날 새벽 1시께 강씨가 거주하는 멕시코시티 외곽 치콩콱 지역으로 택시를 타고가던 중 강도로 돌변한 택시운전사가 사건장소에서 미리 대기하던 다른 공범들에게 강씨 일행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수특전단 출신으로 무술유단자인 이씨가 이에 반항하자 현지인 강도들은 흉기로 이씨의 머리를 때려 현장에서 숨지게 한 뒤 이미 허벅지를 흉기에 찔려신음 중인 강씨마저도 머리를 내려친 뒤 달아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멕시코 경찰은 이 사건을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다 발생한 단순 뺑소니사고로 처리하려고 해 교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4일 두 교민의 사체를 확인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두 교민의 사체가 교통사고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했다"며 "택시운전사와 짠 현지인 강도단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만큼 멕시코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민들은 "피해자들이 심야에 택시를 타고가다 사건장소에서 무단횡단할 리도 없는데다 친밀한 관계였다"며 단순 뺑소니 사고로 사건을 마무리지으려는 멕시코 경찰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 멕시코에 이민온 지 10년째인 강씨는 멕시코 중부 과나화토주에 거주하는 이씨와 상품거래로 잘 아는 사이로 이날 저녁식사를 마친 뒤 치콩콱의 강씨 집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강도대상을 노리던 택시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에도 공관 및 상사 주재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멕시코시티의 한 주택가에도 심야에 현지인 무장강도떼가 침입, 모상사 주재원 부부를 권총과 흉기로 위협한 뒤 금품을 털어 달아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대낮에도 한국인 상사 주재원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권총 및 납치 강도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나 멕시코 경찰의 전반적인 수사력 부족으로 속수무책인 상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