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이 테러 자금을 봉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3일 중동 4개국 순방 길에 올랐다. 오닐 장관은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5일 동안 여행하면서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와 만나 자금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국제 금융 체제에 의한 추적 기능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미국 재무장관의 중동 방문은 오래간만에 모처럼 이뤄지는 것으로 특히 테러전을 계기로 미국과 중동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주목되고 있다. 재무부 관계자들은 테러 자금 추적 및 붕괴에 필요한 체제를 직접 확인하는 게이번 중동 순방 임무의 핵심으로 이슬람의 금융 관습과 `하왈라'라고 불리는 아랍의 전통적인 자금 거래 방식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닐 장관은 이에 따라 UAE 방문 도중 하왈라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아랍어로 조회 또는 참조를 의미하는 하왈라는 자금 추적이 매우 어려우며 9.11연쇄 테러범들의 자금 이동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무부는 지난주에도 21개 테러 자금 지원 단체를 추가로 지목, 블랙리스트 명단을 모두 189개로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과 해외에서 동결된 재산이 1억400만달러상당에 이르는 등 9.11 사태 이후 테러 자금 줄 조이기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오닐 장관은 이와 함께 테러 조직의 자금 줄로 의심되고 있는 이슬람의 자선 단체들에 대한 자금 추적 강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