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이슬람권 관심이 중동분쟁분쟁에서 파키스탄.수단.이라크 등 아시아.아프리카 및 페르시아만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관리들과 지역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작년 9.11 테러사건이후 미국이 이슬람세계에 대한 무게중심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 말려 있는 아랍국들에서 아시아.아프리카.페르시아만 지역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런 변화가 비록 점진적이지만 대테러전 이후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미 행정부 안팎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슬람세계의 향후 정치적 발전양상이 아랍-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의 소극적 평화협상 의지와 무능력이 보다 기본적인 아랍문제의 단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폴럭 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부는 "워싱턴에서는 온건국을 포함한 아랍세계가 간과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아랍권은 민주화와 세계화, 시장경제에 완강히 저항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립적 외교정책단체인 외교협회(CFR) 연구원으로 활동중인 폴럭은 "그결과 아랍-이스라엘 분쟁은 더이상 우리(미국)의 지역적 관심을 지배하지 못한다"면서 "더욱 광범위한 아랍세계의 몇몇 현안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LA 타임스는 이에 따라 미국이 지난 20년간 전세계를 휘쓴 민주화 추세를 거부했던 마지막 주요 블록인 50여개 아랍국에 점차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런 대표적 사례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대통령의 종교적 과격주의 분쇄 및 정교분리 등 과감한 구상 주시, 사담 후세인 아라크대통령 이후 정권 문제 논의 확산,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에 대한 외교.경제적 대규모 지원,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 제고, 소말리아.수단.예멘.필리핀에 대한 대 테러전 확대 등을 들었다. 헨리 바키 전 국무부 정책기획관은 "아라파트는 어제의 인물이고 무샤라프는 오늘의 인물이며 후세인 대통령 이후 지도자는 내일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아라파트가 현재 백악관이 기피하는 인물이 된 반면 무샤라프와 하미드카르자이 아프간임시정부수반은 최근 방미시 큰 환영을 받았음을 대비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무부 고위 관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슬람세계에서 일어나길 원하는 것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폴락은 점증하는 아랍세계에 대한 실망이 워싱턴 정가에서 아랍산 석유 의존도 축소 논의에 박차를 가하게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중동에 관해 잊으려면 중동문제들의 인질로 잡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최근 알래스카 공군기지에서 국익 및 안보를 위해 외국의 에너지원에 덜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상기시켰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