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에서 지난달 27일부터 계속된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간 유혈충돌로 인한 사망자수가 427명에 달했다. 유혈충돌의 중심지였던 아마다바드를 비롯한 도시지역들은 점차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으나 시골지역으로 충돌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사태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군은 이미 파견된 3천명의 병력외에 3일 구자라트주에 여단 규모의 병력을 추가 파견해 폭동진압에 나서고 있다. 아마다바드시 경찰 상황실 간부들은 이날까지 유혈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427명이며 이중 아마다바드시에서만 숨진 사람 수는 225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73명은 현장 발포령이 내려진 경찰에 의해 숨졌으며 희생자는 대부분 이슬람교도들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과거 불상사로 인한 사망자수를 축소 발표해왔다. 아마다바드시의 경우 밤사이 큰 충돌은 없었으며 점차 평온상태를 회복해가고 있으나 길거리에는 숨진 시체와 불탄 차량, 깨진 유리조각과 돌멩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이 시의 일부지역들에는 아직 통금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2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이번 사태는 나라 망신이며 전세계 앞에서 인도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면서 힌두교도와 이슬람 교도들에게 자제를 호소했다. L.K.아드바니 내무장관도 3일 이번 종교분쟁으로 피해가 큰 지역들을 방문했다.그러나 이슬람교도들은 사태를 수습해야할 경찰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으며 심지어 폭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교도인 한 상인은 "이런 끔찍한 일을 겪은 사람들은 이 경험을 잊거나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절규했다. 이슬람성직자 단체인 자미아트-울 울레마-이 힌드의 아사드 마드하니 의장도 "마을들로 확산되고 있는 폭력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인도와 적대관계인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살육사태는 종식돼야 한다"면서 인도내 소수자인 이슬람교도들을 보호해줄 것을 호소했다. 조지 페르난데스 인도 국방장관은 여단급 병력의 추가파견을 발표하면서 "군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발포할 수는 있겠지만 금이 간 관계를 치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유혈사태는 지난 1993년 뭄바이에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간 충돌로 800명이 숨진 이래 최악의 종교분쟁이다. (아마다바드 AP.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