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봄철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5차회의가 약3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5일부터 11일까지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펼쳐진다. 이에 앞서 3일 오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9기전국위원회 5차회의가 베이징에서 개막돼 13일까지 열린다. 전인대와 정협 회의를 앞두고 중국 기업인들을 대표하는 경제 단체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中華全國工商業聯合會)가 사유 재산 보호 명문화를 요구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했으며 3일 개막된 정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5일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올해 약 7%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밝히고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라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개혁을심화하고 ▲경제 환경 변화와 국유기업 개혁에 걸맞은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 제고를촉구하고 ▲폭증하는 실업 해소와 인민과 농민들의 생활고와 빈부격차 해결 및 사회안정을 역설한다. 주총리는 보고에서 또 ▲한반도문제, 대(對) 테러전 등 국제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천명하고 ▲날로 증가하는 부패사건들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을 강조하고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중국의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CNS)는 전인대와 정협을 앞두고 부패 문제들이 국민과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들의 최대 관심사이며 청렴한 정부 건설이 크게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대는 이어 6일에는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장이 올해 예산 초안 및 작년예산 집행 상황을 보고하고, 쩡베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이 올해 국민경제사회발전계획 초안과 지난해 국민경제사회발전계획 집행 상황을 보고한다. 전인대는 11일에는 최고인민법원 샤오양(肖揚) 원장의 '최고인민법원공작보고'와, 최고인민검찰원 한주빈(韓서濱) 검찰장의 '최고인민검찰원공작보고'가 각각 이어진다. 현재 중국 국민과 이번 회의 대표와 위원들이 날로 늘어나는 부패 사건들과 검찰과 법원의 무능에 분노하고 있어 이 두 보고서에 대한 찬성률이 아주 낮을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가을철의 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를 수개월 앞두고 열려 아주 민감한 문제나 주요 인사 문제는 거론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회의 참가자들의 안전과 보안 유지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으며, 특히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공격이나 각종 테러의 발생을 우려해 차량, 사람, 물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공안 요원들을 대폭 늘리고 있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는 헌법 개정 제안서에서 "사유재산 보호 문제를 명문화하지 않으면 일부 민간 기업체들의 장래가 불분명해지며 이는 사회 안정에도 도움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민간상회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는 34개 분야별 대표 단체중의 하나이자 전인대의 고문 단체이다. 한편 두 회의를 앞두고 또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은 전인대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대해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114명이 서명한 이 공개 서한은 리 위원장이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한 배후 인물이며 그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하고 전인대가 인민들과의 의사소통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서한은 "우리는 리펑에 대해 비난을 가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가 법정에서 심판을 받을 때까지 편히 지낼 수 없다"고 말하고 지난 99년 검찰당국에 유혈 진압과리 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아무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