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핵 및 방사능 무기 위협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 부시 행정부는 미국 국경지대 및 해외시설물, 워싱턴 주변 요충 등 곳곳에 수백개의 정교한 센서를 설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미 정부가 핵무기 및 방사능무기를 탐지할 수 있는 수백개의 센서와 함께 핵물질 적발시 위험상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특전단 대(對)테러부대 델타포스를 비상대기병력으로 배치시켰다고 말했다. 이 센서는 최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처럼 국가적인 안보가 요구되는 국제행사에서도 일시적으로 설치된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새 센서는 과거 미 관세청이 썼던 방사능측정기인 가이거계수관보다 감지능력이 뛰어난 `감마선 및 중성자 감지기'로 불리는 것이다. 델타포스 병력은 핵폭발장치를 가진 사람을 살해 혹은 제압하고, 뇌관을 제거할수 있도록 핵과학자들에게 핵폭탄을 넘기는 임무를 맡는다. 새 센서는 과거에는 에너지부 산하 핵테러전담기구인 핵긴급수사팀(NEST)만이 보유했던 첨단장비이다. 주로 핵과학자들로 구성된 NEST는 테러범들이 핵물질을 갖고 있다고 위협해올 경우 현장에 파견,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조직이지만, 전투능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미국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동맹국들도 미국 첩보팀의 경고에 따라 국경지대에 이 센서를 급히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새 센서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를 위시한 3개 국립핵연구소에 차세대 감지기를 개발하기 위한 긴급 프로젝트를 지시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안보팀은 최근 각료급 수준의 탁상훈련에서 만일 포토맥강을 운항하는 보트에서나 워싱턴으로 달려오는 고속도로상 트럭에서 방사능 신호가 감지될 경우 대통령이 핵폭발을 유발할 수도 있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현재 알카에다가 낮은 등급의 방사성핵종인 스트론튬 90과 세슘 137을 확보했으며, 최근 수년간 이 핵물질이 도난당했다는 보고가 많이 접수됐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물질은 핵폭발 능력은 없지만, 방사능을 내포한 재래식폭탄 형태인 `더러운 폭탄'으로 제조될 수 있다. 한 관리는 더러운 폭탄 사용시 "사망자 수를 예견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심리적 테러의 무기로서 타격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핵.생화학테러 담당 한 고위 관리는 "확실히 긴급상황이라는 느낌이 점점 강해 지고 있다"면서 "정보를 모으면 모을수록 알카에다가 모든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입수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는데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진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