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유엔 요원들이 서부 아프리카에서 아동 성착취를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마리 오카베 유엔 대변인은 "아난 총장은 아프리카 난민캠프에서 광범위한 아동착취가 있다는 보도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면서 "유엔과 관련있거나 고용된 이들이저지른 이 같은 행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카베 대변인은 또 아난 총장이 이 같은 의혹이 확인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며, 투명하고 신속한 태도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도 아동 성착취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UNHCR과 영국 아동구조운동(Save the Children)은 라이베리아, 기니,시에라리온 등지에서 UNHCR을 포함해 유엔기구와 구호단체 등 40여개 단체의 현지요원들에 의해 아동 성착취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분노를 표시하고 난민캠프 요원들에 대한 철저한 선발 절차를 촉구했다. 캐럴 벨라미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현지에서 고용된 구호요원들이 구호물자와아동의 성을 거래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특히 "일부 인도적구호단체 요원들이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믿음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분노를느낀다"고 말했다. 서부 아프리카 관리들도 구호기구 요원들에 의해 자행된 아동 성착취 의혹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으나 오랜 전쟁에 시달린 현지 주민들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서 세이 라이베리아 보건차관은 조사에 연루된 이들 가운데 구호요원들이 있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사이의 10여년의전쟁으로 집을 잃고 난민캠프에 수용된 현지 주민들은 성착취가 매우 익숙한 일이라고 말했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한 난민캠프의 여성은 "여기 난민캠프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그들은 우리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본부.몬로비아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