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중동평화안에 대한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은 좀처럼 진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6일 밤 가자지구 중부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아부 알-아진과와디 알-살카 마을을 점령해 통금조치를 내렸다고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탱크와 지프를 앞세우고 마을에 진입했으며 통금을 위반할 경우 사살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고위 보안관리인 칼레드 아부 울라 대령은 "이스라엘 측이 이 지역에 통금 조치를 내렸다는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면서 "이는 이 지역들을 재점령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소식통은 마을 점령 사실을 부인하면서 키수핌 도로를 운행하는 이스라엘 차량에 대한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통금 조치를 내리기에 앞서 마을외곽에 군대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들과 인접한 아부 홀리 마을도 이스라엘군에게 포위된 채 통금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는 이날 밤 이스라엘 버스가 유대인 정착촌인 베이타르 일리와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도로를 지나던 중 터널 입구에서 이스라엘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의 무장 조직 알-아크사 순교자여단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는 팔레스타인 남자 한 명이 칼라시니코프소총과 탄약을 가방에 소지한 사실이 발각돼 경찰에 체포됐다.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방송은 이 남자가 유대인 축제기간인 푸림절을 맞아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요르단강 서안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 6명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에 의해 체포되는가 하면 가자지구에서는 총격전이 오가는 충돌이 수 차례 발생해 팔레스타인인 9명이 부상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사람으로 위장해 가자지구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를 창설하기로 결정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참모총장이 2-3주전 열린 사령관 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요르단강 서안에서 활동 중인 `두브데반'과 `에고즈'라는 특수부대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헤즈볼라 게릴라의 침투를 막기 위해 레바논 접경마을인 가자르에 담을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이스라엘군 소식통들이 밝혔다. (가자시티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