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관리들은 26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월 스트리트 저널(WSJ)의 대니얼 펄 기자 납치 살해 사건의 주모자인 영국 태생의 셰이크 오마르 씨를 미국에 인도해 주도록 촉구했다고 미국 정부 대변인들이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웬디 챔벌린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가 무사랴프 대통령과 면담하고 이 문제를 제기한 직후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무샤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앞으로 계속해서 오마르의 인도를 주장하며 파키스탄은 이러한 미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상당 기간 대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즉각적인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별도 뉴스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마르 씨가 미국인들에게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미국이 그를 구속하고 소추하기를 원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은 자국이 1973년 런던에서 파키스탄인 부부 사이에 출생한 이슬람 과격분자 오마르 씨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 그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우처 대변인은 "공식적인 인도 외에도 미국은 다른 나라에 어떤 개인들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하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오마르 신병 인도 요청에 대해 무샤라프 대통령이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파키스탄 관리는 자국이 미국에 범죄인을 인도한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미국-파키스탄 간에 공식적인 범죄인 인도조약은 체결돼 있지 않으나 파키스탄이 미국에서 수배한 테러 분자들을 미국에 인도한 2건의 전례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파키스탄은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인근의 중앙정보국(CIA) 외곽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사건의 용의자들을 미국에 인도한 바 있다. 한편 오마르 씨는 14일 법정에서 펄 기자 납치의 주모자라고 시인하고, 펄 기자가 살해됐다고 밝혔다. 펄 기자의 피살은 사건 발생 1주일 후 공개된 비디오 테이프로 확인됐다. (워싱턴ㆍ카라치 AFP=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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