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한 대회의가 시작된다. EU는 28일 브뤼셀에서 의장인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 전프랑스대통령 주재 아래 '유럽미래를 위한 컨벤션' 첫 회의를 연다. 이 대회의는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EU가 확대와 심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그 방향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음에 따라 EU 미래에 대한 시민 중지를 모으기 위한 것이다. 이 회의는 데스탱 의장 외 줄리아노 아마토 전이탈리아총리와 장 뤽 드하네 전벨기에총리가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각국 정부, 의회, 민간기구, EU 집행위원회, EU의회 , EU 가입 후보국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1년 내지 1년 6개월 동안 지속된다. 이른바 유럽 컨벤션은 EU 개혁과 기구확대의 틀을 잡은 지난 2000년 니스 정상회담 이후 유럽장래는 유럽 시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조직됐다. 즉 EU로의 회원국 주권 이양이 심화되고 EU 확대 계획에 의해 회원국들이 현재의 15개에서 약 30개로 늘어남에 따라 유럽통합을 어디까지, 어떤 속도로 진행시킬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회원국 국민 사이에서 도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컨벤션 의제와 의사진행 방법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EU와 회원국의 권한 배분 ▲각종 EU 조약 정리 ▲유럽기본권 헌장의 성격 규정 ▲각국 의회가 EU에서 차지하는 지위 등이 이 컨벤션에서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또 회원국들이 대폭 늘어나는 데 대비해 EU 기구들의 의사결정을 효율화하기 위한 방법도 주요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15개 회원국 사이에서는 주요 장래 문제에 관해 의견이 거의 수렴되지 않고 있어 EU를 매개로 한 유럽 통합이 얼마나 더 진행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확신할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EU가 태동하기 시작한 이래 미래 향방을 설정하기 위해 이처럼 대규모 민의 수렴 회의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나 회원국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EU 향방에 대한 이견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이 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