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3월1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하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2박3일간의 일정중 주로 양국간의 경제협력에 대해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노이의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장주석의 베트남 방문과 관련해 특별한 정치적인 현안은 없다고 보고 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대국이었던 베트남 국민들에게 중국의 이미지를 우호협력국으로 돌리고 경제지원과 투자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양국간의 현안이 이미 지난해말 베트남의 최고지도자인 농득만 공산당서기장의 중국방문 때 모두 마무리됐다고 보기 때문. 당시 중국과 베트남은 최대현안인 통킹만 국경협정에 서명하고 남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영토권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협의를 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러한 영토문제로 분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협정까지 맺었다. 따라서 이번 장주석의 베트남방문은 지난해 농득만서기장의 방문에 대한 의례적인 답방의 의미가 크고 이러한 협약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확인하는 의미도 포함하고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를 확인하듯 장주석은 2박3일간의 일정 중 하노이에는 27일 오후 12시20분에도착해 28일 오후 13시40분까지 정확하게 하루만 머물고 나머지 일정은 베트남 중부의 역사적인 도시 후에와 다낭, 호이안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채웠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장주석이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으로 피곤한 심신을 달래고 임기 말기를 조용히 구상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장주석은 지난 94년 베트남을 방문한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당시 베트남과는 수교(91년)한지 얼마 안되고 적대감정이 많아 정치적인 이유가 강했지만 이번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경제협력에 더욱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국간 공식적인 무역거래 규모는 28억달러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경을 통한 밀무역의 규모를 합치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또 해마다 그 규모는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머지않아 베트남의 시장은 중국물품으로 채워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도 시장이나 슈퍼마켓의 중저가 상품은 대부분이 중국상품들이다. 중국은 이러한 공산품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에는 건설 플랜트 등 큰 프로젝트에도 진출하기 시작했고 경제사정이 호전되면서 베트남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과거 베트남과의 정치적인 관계를 중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국으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