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 저널의 대니얼 펄 기자가 납치되기 이틀 전 이슬라바마드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측이 현재 그의 납치사건 혐의자로 수감중인 영국태생의 이슬람무장단체 조직원 아메드 오마르 사에드 셰이크를 넘겨줄것을 파키스탄 정부에 요청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뉴욕 타임스는 25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미국대사관측의 요구에 대해 파키스탄이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에 펄 기자가 납치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내용은 펄 기자 납치.살해사건이 미국 및 파키스탄 정부내에서 이미 취해지고 있던 반테러 작전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대사관이 셰이크의 인도를 요청했던 것은 그가 1994년 미국인 1명과 영국인 3명을 납치한 사건의 주범이었기 때문이며 당시 그는 인도 교도소에 복역중인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원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4명의 외국인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었다. 뉴욕 타임스는 펄 기자 납치사건의 이면에 복잡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기사를 통해 펄 기자를 카라치로 유인했던 이슬람 무장단체 '무하마드군(軍)'은 이 단체가 조직되는 과정에서 '압둘라 준장'이라는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출신 정보장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ISI는 파키스탄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이다. 이 '압둘라 준장'은 펄 기자 납치사건 혐의자 셰이크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이를 자유로이 왕래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SI의 카시미르지국장을 맡았던 '압둘라 준장'은 뮤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지난해 말 ISI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밀려난 세력 중의 한 사람으로 지목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따라 펄 기자 납치사건과 관련, ISI와 '무하마드군'과의 관계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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