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가 새로운 중동 평화안을 제시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이 조심스런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5일 국무부에서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의 호셉 피케 외무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왕자가 지난주말 뉴욕 타임스 사설을 통해 제시한 중동 평화안을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제안과 관련, 자신이 앞서 24일 전화를 통해 아지즈 왕자에게 감사의뜻을 전했다면서 "이번 평화안을 중요한 조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고, "나는 아지즈 왕자와 이 안과 우리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모든 아랍영토에서 철수하면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자'는 이번 평화안의 특수성을 논의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1967년 (중동) 협정에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밝히고,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지즈 왕자의 안을 환영하고, 우리가 이 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취하기에 앞서 앞으로 수주간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밖에 전날 예정됐다가 팔레스타인의 반발로 무산된 미국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3자 안보회의가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동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모든 제안을 환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마련한 `미첼안'이 "평화 달성을 위한 최상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딕 체니 부통령이 다음달 중동 지역을 방문, 사우디측의 제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 27~28일에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아랍정상회담이 열린다. 모쉬 카트사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사우디측의 이번 제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위해 아지즈 왕자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줄 것을 비공식 요청했다. 그는 자신이 사우디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지도자와 이스라엘 총리가 만난다면 이 제안이 큰 추진력을 얻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총리의 측근인 기데온 사르 내각 장관은 이번 제안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지에서 철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우리는 결코 이에 동의할 수없다"고 강조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 역시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에 초점을 맞춰이 제안을 환영하고 나섰으며, 시리아와 이라크를 제외한 22개 아랍연맹 회원국 대부분도 이 제안을 환영했다. 피케 스페인 외무장관은 사우디측의 제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에게 취하고 있는 사실상의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하라는 EU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외담당대표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만나 아라파트 수반이 "이전의 자유"를 전적으로 누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사우디의 파드 국왕은 25일 에밀 라후드 레바논 국왕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 굳건히 연대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예루살렘 AFP.A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