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세계 국민들이 기부한 수백만 달러의 기금으로 수단 출신 노예들의 자유를 돈주고 '사는' 이른바 노예구조 사업이 비리로 가득차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케냐의 나이로비발(發) 기사에서 인권 감시단체와 구호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수단 남부의 대표적인 반군인 수단인민해방군(SPLA) 사령관들이 노예구조 사업을 악용해 개인적인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PLA의 전직 고위관계자인 마리오 무오르 무오르도 "노예 아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밝혀 SPLA 관계자들의 노예사업 악용이 횡행하고있음을 시사했다. SPLA의 한 내부 관계자는 "몇몇 경우에는 SPLA 사령관과 관계자들이 노예 거래를 배후조종하고 수단 남부 지역에서 자유롭게 살고있는 주민들을 노예인 것처럼 속여 구호단체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노예구조 작업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들은 일부 SPLA 관계자들이 현지 주민들을 모집한뒤 노예인 것 처럼 행세하라고 지시한다고 전했다. 수단 국민이 노예로 전락하는 참상이 전세계로 알려진 것은 수단 북부를 근거지로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아랍계 수단 정부와 남부의 흑인 인종을 기반으로 한 SPLA가 지난 1983년 부터 벌인 내전이 계기가 됐다. 양측의 충돌로 200여 만명이 숨지는 과정에서 수단 정부가 남부의 흑인들을 잡아와 북부에서 노예로 부림으로써 과거의 노예사냥 관행을 부활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반군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가 급증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기독교 단체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을 주축으로 한 서방세계주민들은 수단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반군조직을 후원하는 한편 수백만달러를 모금해 노예구조 사업을 벌여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