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경찰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대니얼 펄 기자납치 살해사건과 관련해 추적 중인 용의자 3명이 아랍인이며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된다고 24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들은 탈레반 정권 붕괴후 파키스탄으로 잠입한 알 카에다 잔당의 일부"라고 말하고 지난해 12월 13일 인도 뉴델리에서 발생한 의사당 자살테러사건이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경비가 느슨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으로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고조, 양국은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켰으며 파키스탄은 아프간과의 국경지대 배치 병력을 인도 국경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전에도 탈레반과 알 카에다 잔당 수백명이 파키스탄으로 들어온 것으로 파키스탄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추적중인 용의자 3명이 탈레반 정권이 몰락한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파키스탄으로 들어온 잔당중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고 "이중 1명은 기자로 가장하고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들은 납치사건 전에는 펄 기자와 접촉한 적이 없었다"며"납치사건은 샤이크 오마르와 공범들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이미 체포된 오마르가 '아흐메드 오마르 사에드 셰이크'로도 알려진 영국태생의 이슬람교도로, 펄 기자 납치살해사건의 주모자로 추정되고있다. 그는 런던 경제학교에서 퇴학당한뒤 95년 뉴델리에서 서방 여행객들을 납치한 일로 수년간 인도에서 수감됐다. 지난 14일 오마르는 파키스탄 카라치 법원에서 펄 기자가 이미 사망했다고 진술했으나 파키스탄과 미국 관계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펄기자 납치살해사건에는 3개 세포조직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펄 기자를 납치하고 당국과 언론기관에 e-메일 메시지를 보낸 사람들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에 동조적인 파키스탄인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이 펄 기자를 감금, 살해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아랍인 3명이 이에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펄 기자 사건과 관련, 이미 용의자 16명을 체포했다. 지난 주말 파키스탄 경찰은 용의자 수색을 중지하라는 협박성 전화를 받았으며 전화를 건 사람은 펄 기자의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파키스탄정부는 펄 기자의 살해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지나치게 참혹"하다며 일반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