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주 한.중.일 3국 순방은 현안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기대에 못미쳤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고위 관리 및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클린턴 전행정부와 다른 전략을 구사해온 부시 행정부가 동북아 3국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나 새로운 합의를 생산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이 임기말이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는 최근 인기급락으로 권력유지에 문제가 있었을지 모르기 때문에 3국 방문을 통한 주요 현안 진전 전망은 제한됐었다고 밝혔다. 신문은 백악관이 이번 순방을 성공적인 것으로 보는 반면 미 두뇌집단(싱크탱크)브루킹스연구소의 베이츠 길 수석연구원은 부시 순방을 현실적으로는 '낮은 기대감의 승리'로 결론짓는 등 평가가 엇갈려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표명했으나 (비무장지대 배치) 북한병력 철수 문제를 추가했고 남북한 양쪽의 반응도 즉각적인 대화진전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부시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분명한 어조로 강경하게 말한 표현들이 북한 정권과의 접촉 시도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문은 부시의 한국방문은 예상했던 대로 최소한의 것만을 도출해냈다고 평했다. LA 타임스는 또 부시 대통령이 장 주석의 후임자로 유력시되는 후진타오(胡錦濤)부주석 등 중국의 차기 지도자들과 접촉을 통해 양국의 주요 관계를 확대.심화시켰으나 최우선과제인 대량살상무기 확산 제한에는 합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예상과는 달리 일본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개혁 노력에 대해 정중히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함으로써 일본의 경제난 극복에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경제가 아닌 안보 강조에 너무 지나침으로써 일본 방문 효과는 아직 미지수라고 평했다. 한편 미 CNN방송의 정치분석가인 윌리엄 슈나이더는 이날짜 LA 타임스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의 `카우보이식(일방주의) 외교방식'은 동맹국을 동요시켰으나 새해국정연설에서 행한 `악의 축' 발언은 동맹국들을 대경실색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나이더는 비판가들의 말을 인용, 부시의 카우보이식 표현이 `악의 축'으로 지목된 국가들의 온건파마저 강경노선을 걷게 하는 등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슈나이더는 부시의 외교정책은 강경발언과 큰 채찍(군사력증강)이라는 점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의 외교정책과 비슷하지만 부시가 한국 방문중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말하는 등 `신중한 행동'이라는 점이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슈나이더는 빌 클린턴 전대통령이 세계로부터 사랑과 찬사를 받길 원한 반면 레이건신봉자인 부시 대통령은 단지 존경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정책 차이 이유를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