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거자금법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장거리통신업체글로벌 크로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매케인 의원은 19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민 모임에서 선거자금법 개혁 당위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글로벌 크로싱으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오점을 남겼다"고 고백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헌금 대가로 글로벌 크로싱을 위해 부적절하게 행동한 적은 없다며 자신이 속한 상원 통상과학위가 정경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에너지 중개업체 엔론사 조사 일정을 끝내는 대로 글로벌 크로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기업들의 수백만달러 정당헌금(소프트 머니)으로 "모든 정치인들이 비난받고 있다"면서 선거자금법 개혁 필요성을 되풀이했다. 현지 언론은 매케인이 지난 99년 3월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글로벌 크로싱 직원들로부터 3만1천달러를 모금했는데 이는 다른 어떤 의원들보다 글로버 크로싱으로부터 많이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매케인은 모금 당시 연방통신위원회(FCC)에 AT&T가 장악하고 있는 해저 광섬유케이블 시장을 자유화도록 촉구한 바 있다. 매케인은 이에 대해 통신산업 규제 완화 차원에서 요청했던 것이지 글로벌 크로싱을 위해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글로벌 크로싱에서 지난 2000년 이후 약 5천만달러의 투자자 돈이 증발한 것과 관련, 분식회계 가능성 등을 대해 조사하고 있다. 미 사상 네번째 큰 규모의 파산을 신청한 글로벌 크로싱은 지난 5년간 총 350만달러를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헌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