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이 20일 급기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결별을 선언하는 듯한 발언을 퍼부어 댔다. 다나카 전 외상은 중의원 예산 위원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불려 나와 "총리 스스로가 저항 세력이 되고 말았다. 추종자들이 너무 나쁘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대놓고 비난했다. 이날 예산위는 최근 도쿄(東京)에서 개최된 아프가니스탄 재건 국제 회의를 둘러싸고 특정 비정부 기구(NGO)의 참석을 봉쇄하려 한 외압의 실체가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열렸다. 다나카 외상 경질로 이어졌던 `NGO 외압' 문제를 다룬 이 자리에는 다나카씨 본인과 외압 파문의 장본인으로 지목돼온 자민당의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이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다나카씨의 발언은 그간의 울분을 토해내듯 거침이 없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외무성의 방해 세력을 배제해 달라고 이야기하면 "나는 못들은 것으로 해달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저항 세력이 누구인가 생각해 보니 바로 총리 자신이었다고 정면으로 고이즈미 총리를 겨냥했다. 다나카씨는 이와 함께 자신을 전격 경질한 고이즈미 총리의 결정도 문제를 삼았다. 그는 "총리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먼저 차관(노가미 요시지외무성 전 사무차관)을 경질한 후 처리할 문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면 부부'로까지 불렸던 구조 개혁의 맹우(盟友) 다나카씨가 고이즈미 총리와 결별을 사실상 선언한 순간이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