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은 21일과 22일 3차례에 걸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회동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 소식통들이 20일 말했다. 두 나라 정상은 대(對)테러전에서는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문제에서는 평화 유지를 위해 공동 노력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볼 것이라고 중국 외교 소식통들은 말했다. 부시 대통령 등 일행은 중국에서 아주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도청 방지 등을 위해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가 아닌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좋은 미국계 세인트 레지스 호텔을 숙소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수천명이 도청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중국은 20일 부시 방문을 하루 앞두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후 4개월만에 중국에 다시 오지만 그때는 회의 참석 때문이었고 중국 공식 방문은 이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미 대통령이 4개월만에 중국을 두번 방문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클라크 랜트 중국주재 미국 대사가 19일 신화통신과의 단독 회견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랜트 대사는 부시 대통령이 방중때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양국이 인권, 무기확산 등 견해차이가 있는 의제들에 대해서도 거론할 것이고 말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1972년 2월21일 중국공산당 주석 마오쩌둥(毛澤東)과 정상회담을 가지기 위해 방중한지 만 30년 되는 날 중국을 방문하는 부시는 21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장쩌민 주석과 정상회담에 이어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밤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장 주석이 초청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그는 22일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조찬을 함께 하고 오전 청화대(淸華大)에서 연설하며 이는 공동 기자회견때처럼 생중계된다. 부시 대통령 내외는 이날 장쩌민 부부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함으로써 3번째로 회동하고 오후엔 만리장성을 둘러보고 중국을 떠난다. 이번 방문에서는 한반도문제, 테러전, 경제ㆍ무역관계, 대만문제, 인권과 종교문제, 무기확산, 미사일방어 문제 등이 의제로 협의될 것이라고 중국 외교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으나 중국 언론들은 인권, 종교문제 등은 일절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관영 언론 매체들은 대신 국민을 대상으로 미.중관계가 좋고 경제와 교역이 중심이며 미국이 중국을 위대한 국가라고 칭찬했다는 내용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부시방중을 앞두고 중국 국민이 중.미관계의 좋은 측면 이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기를 중국 당국은 현재 바라고 있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1979년 중.미 수교 후 23년만에 지난해 두나라간 무역액이 805억달러로 32.8배나 급증했다고 18일 보도하기도 했다. 이 통신은 "신속히 발전하는 무역관계가 중.미관계의 중요한 지주가 됐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그러나 인권과 종교문제 등에서 심각한 의견 대립을 노출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며 19일 부시가 일본에서 대만인들에게 한 공약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다소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