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미일 정상 회담은 경제 분야의 경우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일본의 디플레이션 타개책 등 경제 조기 회생에 대해 얼마나구체적이고도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할 지가 초점이었다. 이와 함께 미일 동맹 강화 등 안보 분야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 `대테러 전쟁'을 놓고 일본측에 어느 정도나 구체적으로 협력을 요구할지에 사실상 관심이 쏠려 왔다. 회담 결과는 외견상 부시 대통령이 최근 급작스런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몰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고이즈미 개혁'에 힘을 실어준 대신, 앞으로 가시화될 미국의 `악의 축' 응징에 대한 `포괄적인' 협력과 지원 약속을 일본으로부터 얻어냈다고 할 수 있다. ◆안보 분야 미일 동맹 관계 강화를 기본축으로 부시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밝힌 `악의 축'발언을 둘러싼 `반테러'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6일 알래스카 연설을 통해 대량 파괴 무기 개발국과 테러리스트의 결탁을 장래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 이들 국가의 행동이 바뀌지 않을 경우"미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언함으로써 이번 아시아 순방의 목적이 `반테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도쿄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등에 대한 군사 행동 여부 등을 직접 언급했는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향후 대처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는지가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 테러 참사 후 일본이 보여준 강력한 지원과 공헌에 감사를 표명하는 한편, 앞으로도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일본의 지속적인 협력에 기대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정상 회담 후의 공동 기자 회견에서 `악의 축' 국가 대응에 대해 "모든 선택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거듭 밝혀 상당히 강도 높은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라크, 이란, 북한에 대한 생각을 포함해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와 함께 미국이 이라크를 군사 공격할 경우의 협력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앞으로도 테러 퇴치를 위해 미국과 협력하면서 주체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힘으로써 두 정상간에 진전된 논의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경제 분야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부실 채권 문제의 조기 해결, 금융 조치를 포함한 디플레이션 저지 대책을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 경제의 조기 회생을 위해 구조 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거듭 표명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가 제시한 구조 개혁과 디플레 타개 의지를 평가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는 고이즈미 개혁의 지연을 정면 거론, 개혁의 조기 실행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할 경우 이것이 거꾸로 `외압'으로 비쳐져 고이즈미 정권의 구심력이 저하, 일본의 경제 개혁 자체가 도중 하차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정권 발족 이후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 노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줄곧 표명해 왔다. 특히 전임자인 클린턴 정권이 일본의 거시, 미시 경제, 금융, 재정 등 모든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주문을 해온 것과는 달리 고이즈미 개혁 노선을 공개 지지해 왔다. 이번 정상 회담은 `고이즈미 개혁'의 실현 가능성 등을 둘러싼 회의론이 미국내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미 정부 안에서도 일본의 구조 개혁이 마냥 지연될 경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도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경제 안보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고있는 형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측은 금융 기관의 부실 채권 조기 처리와 디플레 조기 타개 등 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개혁을 뭍밑에서 요구하고 일본의 최근 엔저(低) 유도에 대한 미국 자동차 업계 등의 불만을 어떤 형태로든 전달, 견제에 나섰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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