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부터 시작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 순방에서 그의 '악의 축' 발언으로 혼란스러워진 북한에 대한 정책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촉구했다. 이 신문은 18일자 사설에서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팀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의 발언과 북한에 대한 한국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키려고 노력해왔지만 이것은 두가지 입장의 `신중한 균형'이라기 보다는 `부적절한 결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부시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더욱 명확히 밝힌다면 북한은 물론 한, 중, 일 등 미국의 우방들도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제공한 사설의 요약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주 한, 중, 일 3국을 순방할 때 특히 한국에서 미국의 입장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부시대통령의 외교정책팀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부른) 새해 국정연설 이후 북한정권을 악으로 규정한 발언과 한국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행정부의 기본 입장을 논리적으로 짜맞추려고 노력해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정권에 대해 분명히 진실을 말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는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그것은 진실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옛소련에 대해 (악의 제국으로 부르면서도 대화를 하는) 양다리걸치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한국정책은 서로 대립적인 성향들의 신중한 균형이라기 보다는 부적절한 결합으로 보인다. 일부 고위 관리들은 지난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맺은 (경수로 제공을 위한) 기본합의를 철회하고 싶어하는 반면 클린턴 행정부의 적극적인 외교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관리들도 있다. 그리고 양쪽 관리들 모두 한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과 특히 그의 임기 말년에 공개적으로 불화를 빚는 것은 피하고 싶어한다. 부시행정부는 무조건적으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는가 아니면 북한의 무기 감축같은 일부 문제들만 협상테이블에 올리려 하는가? 정부는 북한정권의 경제개방을 설득하는데 흥미가 있는가 아니면 미사일 수출을 막는데만 관심이 있는가? 부시행정부는 북한에 핵발전소를 지어준다는 약속 등 기본협약을 이행할 것인가? 북한이나 한국 모두 미국이 이같은 질문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한다면 그 대답이 자기들에게 아픈 것이라 해도 혜택을 볼 것이다. 중국과 일본도 부시의 어느 정도 분명한 발언으로부터 혜택을 볼 것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