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악의 축'을 겨냥해 동북아를 순방하며 이번에 방문하는 서울, 도쿄(東京), 베이징(北京)의 모든 도시에서 대북 강경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워싱턴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전날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동북아순방길에 오르기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이처럼 밝히고 "그들은 지금 세계의 여러 곳에 미사일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한국에서는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국정 연설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궁극적인 통일에 타격을 안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몇 주일동안 대북 협상 의지를 거듭밝혀 왔으나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서울 발언 수위가 북한의 대화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부시 행정부 관계자가 지난주 한국은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던 점을 타임스는 상기시켰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의현안은 정치, 군사, 전략지정학인 반면 한국은 대체로 경제적 이해와 이산가족 재상봉이 주요 관심사라는 입장의 차이를 강조하고 임기가 1년이 채 안 남은 김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타임스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김 위원장의 축출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요구 사항 가운데 정권을 교체하라는 요구는 없었다"고 말하고 "그보다는 정권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 3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도 중국의 미사일 수출에 강력한 경고를 전달할 것이라고 라이스 보좌관은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