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한.중.일 3국 순방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이 처음 구상했던 외교정책을 재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의 동북아 3국 순방은 대테러전으로 미국의 관심이 보다 광범위한 의제나 국제 문제로부터 멀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도 출국에 앞서 라디오 주례연설과 알래스카 엘먼도프 공군기지 연설을 통해 3국에서의 공통된 회담 주제가 `테러(문제) 외에 더 좋은 세계',즉 기회와 자유무역이 확대되고 안보가 강화되며 개인자유가 신장되는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될 것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과 아시아 분석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작년 가을 3국을 방문하려고 했을 때보다 상황이 너무 변해 중국보다는 미국의 최대 우방인 한국과 일본에서 더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부시 대통령이 새해국정연설에서 북한 등을 `악의 축'으로 지목,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북화해노력에 다시 찬물을 끼얹은 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서 김대통령과 `긴장된 회담'(strained meeting)을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김 대통령의 대북화해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미 정부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로 자유를 위협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며 비무장지대(DMZ)를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불렀다고 전했다. 미 관리들은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 지지와 북한을 `악의 국가'(evil nation)으로 분류한 것 사이에 모순점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한국 국민은 이를 믿지 않고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영호 정책실장은 많은 한국인들이 내심 부시가 한반도를 대테러전에 끌어들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미국과 북한의 수사전(修辭戰:war of rhetoric)의 인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일반 한국인들의 정서는 북한이 점차 변하고 있으며 이런(부시의 악의 축과 같은) 발언은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LA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한국의 신문 사설과 노동계, 종교단체, 학생, 심지어 보수주의자로부터 비난받고 2주전에는 주미대사관 앞에서 몇몇 시위도 있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어쩌면 격한 시위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이 은행제도 등 일본의 미흡한 경제개혁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일본 의회연설에서 경제붕괴를 막기 위한 개혁을 권고할 예정이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미국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너무 개혁압력을 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아직 개혁작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의 지지와 기대가 커질 경우 세계가 중국쪽으로 기울고 일본을 무시할 것이라는 불안감이증폭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대테러전 협력으로 새로운 미.중 관계가 형성됐지만 아직 모든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종교자유 등 인권, 대만(臺灣), 대량살상무기, 미사일방어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중국 방문중 테러와 안보 문제 공조를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 지부를 베이징(北京)에 설치하는 합의가 도출될 경우 작년 봄 미 정찰기 충돌사건으로 긴장됐던 외교관계를 급격히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이 미사일방어망 구축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이해시키려 노력하면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내년 물러날 경우 그 뒤를 이를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등 차기 중국지도자들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아직 결정하진 않았지만 내년 가을께 장 주석(오는 11월 캐나다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참석후 미국 방문 계획)을 텍사스 목장으로 초청할지 여부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