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9:45
수정2006.04.02 09:48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3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미국이 확전(擴戰)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를 상대로 한 테러전이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나리오는 부시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행한 국정연설에서 이라크를 북한,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후 국제사회의 핫 이슈로 등장했다.
미 언론들과 분석가들이 경쟁적으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제기하고나선 가운데 지난 6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라크의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 미정부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강경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수석보좌관이자 국무부 산하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펄은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더라도 이라크와의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또한 아프간이 대(對)이라크전의 가능한 모델이라면서 이라크와의 전쟁 시나리오에는 미국의 대규모 공습, 특수부대의 지상전 투입, 이라크 내부의 반정부 그룹을 활용한 지상전 수행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이날 방미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가진 기자회견 석상에서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선택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도 하나의 대안으로 남겨둠으로써 확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악의 축'으로 규정한 국가들의 대량살상 무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하면서도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면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나 아랍국은 물론 우방들조차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입장을 밝히고있음에도 불구, 미국 단독으로라도 이라크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것이다.
한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대통령 축출을 결정하고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다른 정부 기관들에 군사.외교적 조치 및 비밀 수단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군사공격이 눈앞에 닥친 상황은아니지만 동맹국들의 도움이 없더라도 후세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전했다.
신문은 또 최근 부시 대통령을 면담한 한 외국 지도자는 방법과 시기는 유동적이지만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는 감을 느꼈다는 한 외교관의전언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CIA는 최근 후세인 정권 전복 계획을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했으며,이 계획에는 대규모 비밀공격, 파괴활동, 정보전, 이라크 남부 및 북부 비행금지구역 폭격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CIA 고위 관계자들이 밝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한 국방부내 매파들은 아프간에서 북부동맹이 탈레반 축출에 주도적인 역할을했듯이 후세인 대통령에 반대하는 집단인 이라크국민회의(INC)와 쿠르드족 및 시아파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군 관계자들은 이라크의 군사력을 감안, 이같은 견해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침공을 가정해 설정된 국방부 긴급대책에는 미 지상군 20만명을 투입하도록 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