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일방적 군사행동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맹방인 미국에 경고한다고 메수트 일마즈 부총리가 13일 밝혔다. 일마즈 부총리는 또 '악의 축'으로 미국이 최근 규정한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터키에 미칠 반작용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일마즈 부총리는 이날 의회연설에서 "우리는 터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태추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은 물론 터키의 우선과제가 무시되거나 국익이 짓밟히는 것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터키는 국경지역에서의 혼란상태가 예상할 수 없는 결과로 치닫는 것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고려하고 있는 나라들은 터키가 입을 직.간접적인 피해도 군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자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주요 이슬람 맹방국으로 꼽혀온 터키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조치가 자국의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편 뷜렌트 에체비트 터키 총리는 이라크가 유엔과의 마찰 해소를 위해 조건없는 대화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체비트 총리는 그러나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 재개를 허용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고 설명했다. 에체비트 총리는 전날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유럽연합(EU)과 이슬람회의기구(OIC)외무장관 회담에서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과 막후에서 만났다고 밝히면서 이라크는 유엔의 무기사찰 거부로 야기된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지난 98년 12월 철수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는 또 무기사찰을 허용할 경우, 대(對) 이라크 제재를 해제한다는 유엔의 결의안도 거부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또 다시 거부할 경우 대 테러전쟁의 일환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음을 강력 시사해 왔다. (앙카라 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