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9일 미국의`악의 축' 발언과 관련, 국민에게 반미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하타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TV에서 "최근 미국의 근거없는 주장은 이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11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반미시위에 참여하자고 당부했다. 개혁파 대통령인 하타미는 이번 반미시위 참여자 수가 많다는 것은 이란의 명예와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이란 국민의 단결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반미시위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미국의 배후 조종을 받는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을 타도한 이슬람혁명 23주년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1979년에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지원을 받은 과격세력이 미국 대사관에서 50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바 있다. 이에 앞서 사르다르 졸가드르 이란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은 성명에서 "미국이 이란을 위협하면 혁명수비대가 페르시아만 유전지대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졸가드르 부사령관은 "이란은 방위작전을 국내로 한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군은 미국의 석유 공급원인 페르시아만 유전지대를 공격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도 7일 이란이 미국에 선제공격을 하지는 않겠지만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행동을 후회하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연설에서 북한 및 이라크와 함께 이란을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고 테러를 지원하는 `악의 축'으로 지목했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